[서울경제비즈] 테슬라가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복잡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적극적인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핵심 사업인 차량 인도량의 급감은 투자자들의 성장 둔화 우려를 증폭시키며 실적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가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시사한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 감소한 213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인 221억 5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매출 감소 기록이다. 반면, 조정 주당순이익은 0.45달러로 예상치 0.43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운영 비용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총 마진율은 17.4%로 전년 동기 19.3% 대비 하락하며 치열한 가격 경쟁의 여파를 반영했으나, 전문가들의 우려보다는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가장 큰 우려를 자아낸 부분은 차량 인도량이었다. 테슬라는 1분기에 총 38만 6,810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시장 예상치인 45만 대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수치이자,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모델 3/Y의 노후화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그리고 사이버트럭 생산량 확대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측은 이스터 홀리데이의 영향과 독일 공장의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 등 일시적인 요인도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수요 둔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의 ‘어려운 시기’를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로보택시’ 및 ‘저가형 모델(Model 2)’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AI)과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 전략이 단기적인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며, 구체적인 생산 일정과 비용 절감 계획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성장 우선주의에서 이익률 방어로 전략을 전환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함께 중국 BYD 등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테슬라의 독점적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테슬라가 어떻게 가격 경쟁력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갈지, 그리고 ‘로보택시’와 ‘저가형 모델’이라는 두 개의 축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을지가 향후 성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